DIMA Project 2012/Book Review

<결혼하면 사랑일까> reviewed by 김은정

이후영 2012. 8. 20. 20:16

결혼하면 사랑일까

 

 

 

 

결혼하면 사랑일까라니? 사랑하니까 결혼 하는 거 아닌가?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나에게 있어 사랑과 결혼의 개념은 이러했다.

 

책의 내용은, 결혼한 상태라고 다들 사랑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불륜에 관한 이야기였다.

  

 

저자는 말하고 있다.

남녀는 확실히 사랑해서 결혼한다. (동거도 일단은 결혼에 포함시킨다.)

하지만 여자와 남자는 확실히 ‘다르다’.

 

 

 

 

 

예를 들면, 여자는 테이블의 위치를 옮겨 놓았다.

하지만 일이 끝난 남편이 집에 왔을 때,

그는 의자에 앉아 테이블 위에 발만 올려 놓을 뿐

테이블의 위치가 변한 것 조차 눈치 채지 못한다.

 

여자는 자신이 화장법을 바꿨다거나 머리를 바꿨을 때

남자가 눈치채지 못하면 이를 ‘사랑이 식었다’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남자에 대한 여자의 마음도 점점 식어간다.

 

 

 

 

 

반면 남자는 여자에게 최고의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 여자들은 남자가 전구를 갈아주는 모습에도

‘멋있다, 잘한다’ 칭찬해주며 감탄하지만

시간이 흘러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내다보면,

여자에게는 익숙해져서 그냥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일들이 많아진다.

그러면 남자는 여자에게 자신의 자존감을 느끼지 못해 다른 여자를 찾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관점은 그것이다.

환상적인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은 전체 결혼을 한 부부 중 10%도 안된다.

결혼을 한 상태더라도 위의 예처럼 살아간다면 그것은 이미 끝난 결혼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불륜은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도덕적으로 이 사람이 문제가 있어서 불륜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끝난 결혼’ 때문에 불륜을 저지르는 것이다.

불륜은 단지 성적인 욕구 때문이 아니라,

보다 궁극적으로는 서로의 마음을 채우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까지 가지 않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사랑과 결혼에 관한 철학자의 흥미로운 관점일 수 있으나,

책을 읽은 이후에도 사랑과 결혼에 관한 내 관점은 변하지가 않는다.

사랑하니 결혼하는 것이고,

사랑을 약속한 상대를 속이고 배신하는 불륜은 옳지 않은 것이라는 것.

사랑한다면,

서로에게 항상 관심을 가져주고, 감탄해주고, 칭찬해주며, 곁에 있어주어야 한다는 것.

서로 좀 더 이해해주고,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고마워하는 관계여야 한다는 것.

 

 

 

 

 

 

안타깝게도 이 책에서 유일하게 내 마음을 움직였던 부분은

완벽한 가정에 대한 작가의 묘사 뿐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