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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A Project 2012/Book Review

<너는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나는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reviewed by 김현석

보통 시가 묶여 있는 책은 한번도 읽어 본적이 없었습니다.

곡을 쓰고 또 가사를 쓸 때면, 대부분 제 얘기를 많이 담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까 하는 궁금증에 이 시집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그 중 가장 공감했던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언제였는지

어렴풋이 행복했다는 느낌밖에...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무슨 이유였는지

마주했던 순간에는 사랑이라 믿었으니까..."

 

 

이제는이라는 제목의 시입니다.

행복했다는 느낌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어렴풋이 기억 나기도 하지만

그 기억을 생각하고 싶지는 않은,

그 이유가 무엇이었던 간에, 그 순간에는 사랑이었으니까..라고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시에 마음이 갔던 이유는 최근 제가 경험했던 이별을 생각나게 했기 때문입니다.

몇 개월 전, 저는 제가 굉장히, 아주아주 많이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꽤 오랫동안 혼자서만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주저와 기다림 끝에 교제하게 된 사람이었습니다.

몇 개월 후면 그녀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야만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 몇 개월이 제게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 스스로 얼마나 어떻게 변하는 지를 확인하며

놀라움과 기쁨으로 가득 찼던 날들을 보내고, 그녀가 유학을 떠났습니다.

 

 

 

 

미국이 해가 지면 한국은 해가 뜹니다.

그녀는 내가 살았던 어제를 살고, 나는 그녀가 앞으로 살 내일을 살게 되는 날들을 보냈습니다.

몇 만 km를 떨어져있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은 더 깊어지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느 순간부터인가 우리는 조금씩 시들어가는 서로의 마음을 느꼈고,

결국은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음에 슬퍼하고 그 이별을 후회하면서 요즘 제게 드는 생각들이

바로 저 시 같습니다.

돌이켜 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그 순간들이 언제였는지,

이제는 그 장소들로만 사랑의 기억을 더듬을 수 밖에 없고,

또 어렴풋이 그 사람의 입가에 돌던 미소 밖에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하지만 그 기억의 순간들을 마주하게 될 때면,

저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시집을 읽으며, 여러 상황들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내가 쓴 시가 아닌데도,

시인의 글에서 내 사랑과, 내 추억과, 내 아픔들을 보게 됩니다.

 

 

“집도 있고 가족도 있고 친구도 옷도 있는데

아무것도 없는 사람마냥 초라해져 간다

다 있고 너 하나 없을 뿐인데...

 

 

누구든 한 번쯤 겪어보았을 듯한 사랑의 아픔입니다.

그런 마음을 이렇게 글로 표현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글에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시와 노래와 음악과 예술이 가진 가장 큰 힘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하나 간단한 시를 하나 지어 봤습니다.

 

 

 

 

 

 

 

"내 사랑만 사랑이가,

니 사랑도 사랑이고

불륜도 사랑인 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