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 사이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에서 10년 후의 만남을 약속한 아오이와 준세이.
그 결말에 아주 잠깐, 괜한 기대를 가져보기도 했다.
내가 듣고 싶은 말만, 내가 하고 싶은 말만, 내가 믿고 싶은 말만.
그럴 수 없다면, 미안하지만 나는 더이상 내 에너지를 쏟기도 싫고 그럴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 그럼 우리 헤어져.
잠깐, 노력해 본 적은 있다.
첫째, 하루에도 수십 번 되뇌어 보는 말.
나라도 그랬을 거야, 그 사람의 표현 방식이야, 아직도 날 사랑하는게 맞아.. 하면서
나는 다 이해한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보기.
둘째, 혼자 수십 편의 상상소설을 쓰면서 화냈다가 웃었다가 울었다가 말았다가..
하루하루를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감당하지도 못할 장면과 대사들을 늘어놓고 끼워 맞추면서
맘 속으로 꾸역꾸역 집어쳐 넣는 일.
그걸 밤새도록 다 토해내도 모자란 날이 있었다.
이별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
나는 그래왔다.
좋았던 날은 꿈도 꾸지않기. 빨리 다른 생각하기.
다신 생각 하지 않기. 빨리 다른 생각하기.
다 잊기 잊기 잊기 다 잊어버리기!!!
휴지통으로 이동. 휴지통 바로 비우기 같은..
이별은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던 나에게,
충분히 누려도 되는 감정들이 있고,
그 시간이 조금 걸려도, 조금 더 걸린다고 해도, 그래도 괜찮은 거라고,
정말 괜찮은 일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오이와 준세이가 그랬던것 처럼...
냉정과 열정 사이...
'DIMA Project 2012 > Book Review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기자> reviewed by 석훈 (0) | 2012.08.20 |
---|---|
<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reviewed by 원태경 (0) | 2012.08.20 |
<너는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나는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reviewed by 김현석 (0) | 2012.08.19 |
<그 섬에 내가 있었네> reviewed by 이기환 (0) | 2012.08.19 |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reviewed by 이혜령 (0) | 2012.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