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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MA Project 2012/Book Review

<예언자> reviewed by 이보연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은 레바논계 미국인으로

예술가이며, 시인이자 작가입니다.

<예언자>는 그의 철학적 에세이로 1923년에 영어로 처음 발간되었고,

그 후 ‘2000년 만에 나온 성서’라는 칭송을 들으며,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책 입니다.

 

 사실, 처음 책을 펼칠 때는 전혀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여서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그 어떤 사랑과 감동의 이야기보다도

마음속에 잔잔히 차오르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마을에 머물던 알무스타파라는 예언자가 그 마을을 떠나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마지막으로 그의 지혜를 들려달라 간청합니다.

이에 예언자는 사랑과 결혼, , 자유 그리고 죽음 등

사람들이 삶에서 가장 소중히 여기면서도 어려워하는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해주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구절은

(아마 많은 분들이 ‘사랑에 대하여’ 또는 ‘결혼에 대하여’에서 많은 감동을 받으셨으리라고 예상되지만)

‘집에 대하여’에서 나왔던 구절입니다.

 

안락함에 대한 욕망은 영혼의 정열을 살해한 다음,

그대들을 비웃으며 그 장례식장을 걸어 다닙니다.

Verily the lust for comfort murders the passion of the soul,

and then walks grinning in the funeral.

 

아마도 제가 이 책을 읽은 지금 시점이 끊임없이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할 20대이기 때문이겠죠?

 

또 ‘아이들에 대하여’에서 부모를 활에 빗대어 표현한 부분도 너무 좋았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이 살아있는 화살이 되어 앞으로 날아가도록 그들을 쏘는 활이다.

 

세상의 그 어떤 시보다도 가장 아름답게 표현된 부모의 모습인 듯 합니다.

대부분은 부모의 입장에서 이 구절을 읽겠지만,

거꾸로 저는 이 부분을 읽고 저희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어 눈물이 나더군요.

 

우리나라에만도 20여종의 번역본이 있는데,

이번에 제가 읽은 것은 번역과 원문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 책이었습니다.

 

 

 

 

 

영어로는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단어를

원문을 읽었을 때의 감동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좀 더 아름다운 우리말로 구사하려다 보니

뜻이 오히려 모호해 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이 있을 때 원문을 보면서 좀 더 분명한 뜻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 번역본의 가장 큰 장점인 듯 싶습니다.

 

좋은 구절은 꼭 외워두고 싶어서 급한 대로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두었는데

그 수만 거의 50장이 됩니다.

어떤 가수의 앨범 전체를 들을 때,

처음엔 어떤 트랙이 가장 좋다가

몇 개월 뒤에, 또 몇 년 뒤에 들으면 다른 트랙이 가장 좋아지는 것처럼

아마도 이 책 역시 몇 개월 뒤, 몇 년 뒤에 읽으면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달라져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책을 읽는 동안 기독교인인 제게는 마치 성경 같다고,

주인공인 예언자는 예수를 빗대어 표현한 것 같다고 계속 생각했지만,

어쩌면 어떤 종교든 상관없이

모든 성서에는 전부 이런 내용이 적혀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을 읽고 난 뒤 마음이 편해지는 것처럼,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말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평안함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두고두고 읽고 또 읽고 싶은 좋은 책입니다.

 

 

 

칼릴지브란의 그림